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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Insight무엇이 틀리면 이 전략을 다시 봐야 합니까 — 전제와 감시 조건
AI 시대의 MOT 101 / 102

무엇이 틀리면 이 전략을 다시 봐야 합니까 — 전제와 감시 조건

AI 시대의 MOT - 9

영업 보고에서 경쟁사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같은 시장에 이미 들어와 있다는 것입니다. 반년 전 일이었습니다.
우리 신사업 전략은 그 시장에 먼저 들어간다는 것을 딛고 세워져 있었습니다.
그 반년 동안 과제들은 계획대로 진행됐습니다. 일정도 지켰고, 예산도 계획대로 썼습니다.
진도는 정상이었습니다. 계획 자체가 이미 틀어져 있었을 뿐입니다.

전략에 적히지 않는 것

전략 문서를 펼쳐 보면 결론이 적혀 있습니다.

어느 시장에 들어갈지, 어떤 기술에 투자할지, 언제까지 무엇을 할지. 목표 수치도 있고 일정도 있습니다.

그 결론이 무엇을 딛고 서 있는지는 대개 없습니다.

시장이 계속 커질 것이다, 경쟁사가 아직 준비하지 않았다, 핵심 고객사의 발주가 유지될 것이다. 이런 판단들 위에 방향이 정해졌습니다. 그런데 문서에는 안 남습니다.

이것을 전제라고 부릅니다. 전략이 딛고 선 가정입니다.

왜 안 적힙니까

이유가 몇 가지 있습니다.

너무 당연해서입니다. 전략을 세우는 자리에 있던 사람들에게는 다 아는 이야기입니다. 굳이 적을 필요를 못 느낍니다.

무엇을 적어야 할지 몰라서입니다. 판단에는 가정이 수십 개 붙습니다. 어디까지 적어야 하는지 기준이 없습니다.

그리고 적으면 곤란해지기도 합니다. 불확실한 가정을 적어두면 나중에 그것이 틀렸을 때 추궁의 근거가 됩니다. 결과로 평가받는 구조에서는 안 적는 편이 안전합니다.

그래서 전략 문서에는 확실해 보이는 결론만 남습니다.

다 적을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면 가정을 전부 적어야 합니까.

아닙니다. 깨질 수 있는 것만 적습니다.

기준은 하나입니다. 이것이 틀리면 전략을 다시 봐야 하는가.

그렇다면 적습니다. 아니라면 안 적습니다. 이렇게 거르면 전략 하나에 서너 개로 줄어듭니다.

전제를 적으면 감시 조건이 따라옵니다

전제를 적어두면 무엇이 달라집니까.

무엇을 지켜봐야 하는지가 정해집니다.

전략에 적힌 것 그 밑에 있던 전제 감시 조건
시장 A 분야 신사업 진출 그 시장이 계속 커진다 성장 전망이 크게 꺾이면
기술 주력 기술에 집중 투자 그 기술이 앞으로도 주류로 간다 대체 기술의 상용화 사례가 나오면
경쟁 원가 경쟁력으로 차별화 주요 경쟁사가 가격 경쟁에 나서지 않는다 경쟁사 증설이나 가격 인하가 확인되면
고객 핵심 고객사 중심 매출 구조 그 고객사의 발주 규모가 유지된다 고객사의 공급선 다변화가 확인되면
정책 해외 시장 단계적 진입 현지 규제 환경이 지금 수준을 유지한다 해당 품목의 수입 규제가 바뀌면

오른쪽 두 칸을 보십시오. 전제를 적으면 감시 조건은 거의 저절로 나옵니다. 무엇이 틀리면 안 되는지 알면, 무엇이 틀어지는지를 지켜보면 되니까요.

도입의 장면도 여기에 해당합니다. 경쟁사가 아직 들어오지 않았다는 전제가 적혀 있었다면, 경쟁사의 시장 진입 동향을 지켜보는 것이 누군가의 일이 되었을 겁니다.

그래서 걸러집니다

여기서 흔한 걱정이 있습니다.

"들어오는 정보가 하루에도 수십 건인데, 그걸 다 검토해야 합니까."

아닙니다. 감시 조건이 거름망이 됩니다.

업계 뉴스, 시장 보고서, 영업 현장의 이야기, 학회 소식. 이 중 감시 조건에 걸리는 것만 검토 대상이 됩니다. 나머지는 참고로만 흘러갑니다.

지금은 이 거름망이 없어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매번 사람이 새로 판단합니다. 그 사람의 경험과 관심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고요.

전제가 적혀 있으면 중요도의 기준이 조직에 생깁니다.

검토했고 영향 없음도 기록입니다

감시 조건에 걸린 신호가 들어왔습니다. 검토해 보니 전략에 영향이 없습니다.

이때 아무것도 안 남기면 어떻게 됩니까.

다음 달에 같은 신호가 또 들어옵니다. 다른 사람이 다시 검토합니다. 같은 결론에 이릅니다. 시간만 두 번 씁니다.

그리고 더 곤란한 경우도 있습니다. 나중에 그 신호가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드러났을 때, 누가 언제 무엇을 보고 영향 없다고 판단했는지 알 수 없습니다.

"검토했고 영향 없음"도 하나의 판단입니다. 남겨야 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과 검토한 끝에 그대로 두기로 한 것은 다릅니다.

전제가 깨지면

감시 조건에 걸린 신호를 검토해 보니 전제가 흔들린다는 판단이 나왔습니다.

그러면 그 전제 위에 서 있던 결정들이 다시 봐야 할 대상으로 올라옵니다.

경쟁사가 먼저 들어왔다면, 그 시장에 선점한다는 전제로 내린 결정들이 전부 걸립니다. 투자 규모, 진입 시기, 제품 구성. 무엇을 다시 봐야 하는지 사람이 기억해서 찾지 않아도 됩니다.

전제와 결정이 연결되어 있으니까요.

계획 변경에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구분해 둘 것이 있습니다.

외부 여건 변화 내부 사정
시장 변화, 경쟁사 진입, 규제 변경, 고객사 이탈 실험 실패, 인력 이탈, 예산 조정
얼마나 자주 드뭅니다 흔합니다
지금 처리 누군가 알아채야 함 변경 절차가 있음

지금의 계획 변경 절차는 대부분 오른쪽을 처리하려고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계획을 바꾼다고 하면 뭔가 잘못된 것처럼 여겨집니다.

왼쪽은 다릅니다. 자주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놓칩니다. 매일 일어나는 일이면 감시 체계가 없어도 알아채겠지만, 드물게 일어나는 일은 아무도 기다리고 있지 않습니다.

전제를 적고 감시 조건을 거는 것은 이 드문 일을 기다리는 장치입니다.

다음 편에서 볼 것

전제가 흔들리면 전략을 다시 봐야 합니다. 그런데 전략을 다시 볼 때 쓰는 기법들이 있습니다. 시나리오 플래닝, 기술로드맵, 포트폴리오 분석.

이것들은 지금 연 1회, 분기 1회처럼 달력에 맞춰 돌아갑니다.

다음 편에서는 그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기술로드맵은 언제 다시 봐야 하는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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