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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Insight어느 부서 일도 아닌 것은 누가 합니까 — 기능을 먼저 정의한다는 것
AI 시대의 MOT 98 / 101

어느 부서 일도 아닌 것은 누가 합니까 — 기능을 먼저 정의한다는 것

AI 시대의 MOT - 6

규제 개정 공지가 왔습니다. 우리 제품군에 걸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누가 봐야 합니까.
품질팀 일 같기도 하고, 개발팀 일 같기도 하고, 사업부가 봐야 할 것 같기도 합니다. 부서 규정을 펼쳐 봐도 딱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건 이번 한 번의 문제가 아닙니다. 새로운 성격의 일이 생길 때마다 같은 혼선이 반복됩니다.

R&R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여기서 흔한 오해가 있습니다. 역할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말을 들으면, 아무것도 없는 상태를 떠올립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조직도가 있고, 부서 규정이 있고, 직무기술서를 갖춘 곳도 많습니다. 각 부서가 무엇을 담당하는지는 적혀 있습니다.

없는 것이 아니라, 적혀 있는 단위가 부서입니다.

부서에서 출발하면 빈 곳이 안 보입니다

이 차이가 생각보다 큽니다.

부서 단위로 R&R을 적으면, 각 부서의 칸은 다 채워집니다. 기획실도 자기 것이 있고, 연구소도 있고, 품질팀도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부서 것도 아닌 일은 어떻게 됩니까.

어디에도 안 적힙니다. 그리고 안 적혔다는 사실도 드러나지 않습니다. 부서별로 보면 다 채워져 있으니까요.

빠진 것이 있는지 확인하려면, 그 일을 수행하는 데 어떤 기능이 필요한지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그래서 겹치고 빠집니다

실무에서는 이런 말이 오갑니다.

"그건 우리 일이 아닙니다." "그건 저쪽에서 하는 줄 알았습니다." "왜 우리한테 물어보지 않고 진행했습니까."

누가 나빠서가 아닙니다. 어디까지가 누구 일인지 적혀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겹치면 갈등이 되고, 빠지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빠진 쪽이 더 곤란합니다. 겹침은 드러나는데 누락은 드러나지 않으니까요.

그 시절에는 없던 일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예전에는 이 정도로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부서별 R&R은 그때 중요했던 일을 기준으로 짜였습니다. 과제 수행, 예산 집행, 실적 취합, 품질 관리. 이런 것들은 지금도 R&R에 잘 들어가 있습니다.

문제는 지금 중요해진 일이 그때 없던 것들이라는 점입니다.

전에는 이런 일이 덜 중요했습니다. 환경이 천천히 바뀌었고, 한 사람이 오래 그 자리에 있었으니 머릿속에 있어도 큰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부서 이름만 봐도 대충 통했습니다. 오래 다닌 사람들끼리는 말 안 해도 알았고요.

지금은 다릅니다. 바깥이 빨리 바뀌고, 사람은 자주 움직이고, 여러 기능이 얽히는 일이 늘었습니다.

R&R이 잘못 짜인 것이 아니라, 관리해야 할 일이 늘어난 것입니다.

일을 유형으로 나눕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일 하나하나마다 따지자는 것이 아닙니다. 과제가 백 개면 백 번 해야 하니 될 리가 없습니다.

일을 유형으로 나눕니다.

전략 수립, 신사업 발굴, 개발 과제, 제품 개선, 규제 대응. 회사마다 다르지만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유형별로 어떤 기능이 필요한지를 한 번 정의합니다. 그러면 그 유형의 일이 새로 생길 때마다 기능 목록이 따라옵니다.

유형 하나를 적어보면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전략 수립과 운영이라는 유형입니다.

이 유형의 일에는 어떤 기능이 필요합니까.

필요한 기능 지금 누가 하고 있나
시장·기술 동향 수집 여러 부서가 각자
전략 전제의 기록 없음
전제 변화의 감시 없음
변화의 영향 판단 알아챈 사람이
전략 수정 결정 경영회의
결정 근거의 기록 없음

오른쪽에 "없음"이 세 칸 있습니다.

조직도로는 이것이 보이지 않습니다. 부서별로 보면 다들 자기 일을 하고 있으니까요. 일에서 출발해야 빈칸이 드러납니다.

기능은 부서가 아닙니다

여기서 말을 하나 정리해야 합니다.

기능이라고 하면 기능 조직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연구1팀, 분석팀, 구매팀 같은 것이요.

여기서 말하는 기능은 조직이 아닙니다. "이 일에 어떤 판단과 어떤 산출이 필요한가"를 가리킵니다.

하나의 기능을 여러 부서가 나눠 맡을 수도 있고, 한 사람이 여러 기능을 맡을 수도 있습니다. 어느 부서가 맡을지는 그다음 문제입니다.

의사결정도 기능의 하나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위 표에 "전략 수정 결정"이 들어가 있습니다. 의사결정을 기능 목록에 넣은 것입니다.

의사결정은 특별한 무엇이 아닙니다. 입력이 있고 산출이 있는 하나의 기능입니다.

들어오는 것은 각 기능이 내놓은 결과입니다. 나오는 것은 무엇을 근거로 무엇을 골랐는가입니다.

그러니 의사결정에도 산출물이 있습니다. 지금은 그 산출물이 회의록의 결론 한 줄로 남거나, 아예 안 남습니다.

기능이 먼저, 조직은 그다음

정리하면 순서가 이렇게 됩니다.

일을 유형으로 나눕니다. 유형별로 필요한 기능을 정의합니다. 그 기능을 조직과 사람에게 배분합니다.

지금은 반대입니다. 조직이 먼저 있고, 거기에 일을 나눠 담습니다.

지금 바꾸면
출발점 부서 일의 유형
정의하는 것 이 부서는 무엇을 담당하는가 이 유형에는 어떤 기능이 수행되어야 하는가
빠진 것 어느 부서 것도 아니면 안 보임 칸이 비면 보임
사람이 바뀌면 그 자리가 빔 기능은 그대로, 배분만 바뀜

어디서부터 시작합니까

이 일을 어떻게 시작하느냐는 질문이 남습니다.

먼저 유형을 나누고, 유형별로 필요한 기능을 정리합니다. 이건 책상에서 하는 일이고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없던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하고 있는 일을 적는 것이니까요.

다 적고 나면 빈칸이 보입니다. 여기까지가 지도를 그리는 일입니다.

그다음은 다릅니다. 빈칸을 한꺼번에 채울 필요는 없습니다. 어느 유형부터 손댈지는 회사 사정에 따라 정하면 됩니다.

다만 어디가 급한지 판단하려면 지도가 먼저 있어야 합니다. 부분만 보고 순서를 정할 수는 없으니까요.

R&R은 그 결과입니다

기능이 정해지면 R&R은 따라옵니다.

이 기능은 어느 부서가, 저 기능은 어느 부서가. 배분의 문제가 되는 것이죠.

기존 R&R을 버리자는 것이 아닙니다. 대부분은 그대로 갑니다. 빈칸으로 드러난 것들을 채우면 됩니다.

그리고 이 순서여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R&R을 먼저 정하면 부서 간 힘겨루기가 됩니다. 누가 무엇을 가져가느냐의 문제가 되니까요.

기능을 먼저 정의하면 "이 일에 이것이 필요하다"는 사실 확인이 됩니다. 협상할 여지가 줄어듭니다.

다음 편에서 볼 것

기능이 정해지면 그다음 질문이 나옵니다.

각자는 무엇을 책임집니까. 자기 기능의 결과입니까, 아니면 전체 결과입니까.

다음 편에서는 그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사업전략의 책임은 어디까지 나눌 수 있는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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