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하트의 법칙 —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다는 말
이론과 현장 - 4
지식관리시스템에 자료가 안 올라오자 부서별 등록 건수를 할당한 회사가 있었습니다.
건수는 채워졌습니다. 인터넷에서 찾은 자료, 쓰다 만 문서, 남의 보고서가 올라왔습니다. 실적은 보고됐고, 아무도 그것을 열람하지 않았습니다.
시스템 정착률을 관리한 회사도 비슷합니다. 입력 건수는 상승했는데, 그 안에 든 것은 회의 자료를 옮겨 적은 요약이었습니다.
측정하기 시작하면 그것만 남습니다.
굿하트의 법칙
경제학자 찰스 굿하트가 남긴 말이 있습니다.
어떤 측정값이 목표가 되면, 그것은 더 이상 좋은 측정값이 아니게 된다.
원래는 통화 정책에 관한 지적이었습니다. 특정 지표를 관리 대상으로 삼는 순간 그 지표와 실물 경제의 상관관계가 끊어진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조직 관리 전반에서 인용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회사가 한 번쯤 겪습니다.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다"
이 말도 오래 인용돼 왔습니다. 그리고 "그러니 정량화하라"로 읽혔습니다.
그런데 이건 오독입니다.
측정은 계량화가 아닙니다
측정은 현황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이 과제가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무엇이 막혀 있는지, 지난번과 무엇이 다른지. 이건 파악할 수 있습니다. 수치가 아니어도요.
파악할 수 있으면 관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계량으로 읽히면
"측정 = 수치"로 읽히는 순간, 계량 불가능한 것은 관리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무엇을 왜 기각했는지, 이 방향이 왜 타당하다고 봤는지, 어디서 막혀 회귀했는지. 전부 수치가 안 됩니다.
그래서 빠집니다. 그리고 빠진 것이 정작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관리할 수 없다"가 "수치화되지 않으면 관리하지 않는다"로 변질된 것입니다.
BSC는 지표로 풀려 했습니다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시도가 있었습니다.
BSC(Balanced Scorecard)는 재무 지표만 보면 안 된다는 문제의식에서 나왔습니다. 고객, 내부 프로세스, 학습과 성장을 함께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이름에 "균형"이 들어 있습니다.
그런데 현장에 남은 것은 KPI입니다. 무엇을 왜 보는지는 사라지고 숫자 목록만 남았습니다.
왜 그렇게 됐을까요
네 관점 중 재무만 계량이 쉬웠습니다.
나머지는 어려웠고, 그래서 계량 가능한 형태로 치환했습니다. 고객 만족을 설문 점수로, 학습과 성장을 교육 이수 시간으로.
측정한 것은 맞는데, 보려던 것은 아닙니다.
BSC가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를 막으려고 나온 것입니다. 다만 계량 곤란한 것을 계량 가능한 것으로 치환하는 순간 원래 의도가 소실됐습니다.
그리고 더 근본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BSC는 무엇을 측정할지를 고민했습니다. 지표로 푸는 접근입니다.
그런데 지표를 아무리 정교하게 설계해도, 측정 행위가 업무와 별개로 남아 있는 한 같은 일이 반복됩니다.
측정해야 하니 측정하는 사람이 있고, 측정을 위한 입력이 발생합니다. 그리고 그 입력은 업무와 별개의 업무입니다.
지표를 개선하는 것으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KPI는 설정 단계에서 이미 왜곡됩니다
KPI는 대개 본인이나 소속 조직이 설정합니다. 그리고 그 달성도로 평가받습니다.
그러면 달성 가능한 것을 고르게 됩니다. 난이도 높은 목표를 걸면 미달이고, 낮은 목표를 걸면 달성입니다.
본연의 업무와 무관한 지표가 설정되는 것은 그래서입니다. 개인이 영리해서가 아니라 구조가 그렇게 유도합니다.
설정된 이후에는 그것만 남습니다
일단 확정되면 그 지표가 업무의 우선순위를 정합니다.
더 중요한 일이 생겨도 KPI에 없으면 후순위가 됩니다. 수행하면 손해이기 때문입니다.
지표가 업무를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업무가 지표를 따라갑니다.
모든 조직에 필요한 것도 아닙니다
정량 목표가 자연스러운 조직이 있습니다. 생산, 영업. 그런데 연구 기획이나 지원 조직은 성격이 다릅니다.
그런 곳에 무리하게 지표를 만들면, 만들기 위한 지표가 됩니다. 그리고 그것을 채우기 위한 업무가 별도로 발생합니다.
관리하려고 만든 것이 업무를 만들어 냅니다.
관리 대상은 지표가 아니라 성과입니다
그러면 무엇을 봐야 할까요.
최종 성과, 그리고 거기에 이르는 중간 단계의 성과입니다.
최종만 보면 늦습니다. 지표를 보면 엉뚱한 것을 봅니다. 그 사이에 중간 성과가 있습니다.
중간 성과가 무엇인가
해당 단계에서 무엇이 도출됐는가입니다.
안정성 평가가 종료됐다면 결과가 무엇이고, 그래서 다음을 어떻게 가기로 했는가. 고객사 회신을 받았다면 무엇을 요청받았고 어디까지 반영했는가.
건수가 아닙니다. 그런데 명확합니다.
실패도 성과입니다
여러 차례 실험을 통해 아니라는 것을 규명한 것도 중간 성과입니다.
어떤 조합이 왜 안 됐는지, 어느 조건에서 왜 무너졌는지. 다음 사람이 그 경로로 가지 않아도 되게 하는 것입니다.
지표로는 포착되지 않습니다. 완료 건수도 아니고 특허도 아닙니다.
그런데 성과로는 남습니다. 무엇을 시도했고 왜 아니었는지가 기록되어 있으면요.
업무 수행 과정에서 축적되는 것
여기서 접근이 갈립니다.
지표를 정교하게 설계하는 쪽이 아니라, 업무 자체를 시스템에서 수행하게 하는 쪽입니다.
별도 집계가 없습니다
업무를 시스템에서 수행하면 그 과정이 데이터로 축적됩니다.
활동을 할당받고, 수행하고, 결과를 등록하고, 다음 단계로 넘깁니다. 그 각각이 시점과 주체와 내용을 가진 기록입니다.
별도로 집계하지 않습니다. 업무의 부산물입니다.
그러면 "성과를 보고하라"고 지시할 필요가 없습니다. 보고받을 것이 이미 축적되어 있습니다.
지표와 무엇이 다른가
| 지표 | 축적된 기록 | |
|---|---|---|
| 어디서 생성되나 | 업무 밖에서 | 업무 안에서 |
| 생성 방식 | 모으고, 세고, 옮겨 적음 | 수행하면 남음 |
| 조작 가능한가 | 가능합니다 | 곤란합니다 |
| 무엇을 보여주나 | 수치 | 현황과 판단 근거 |
지표는 업무 밖에서 만들어집니다. 누군가 모으고, 집계하고, 보고서로 옮깁니다. 그 과정 전체가 별도 업무입니다.
축적된 기록은 업무 안에서 만들어집니다. 옮길 것이 없습니다.
조작할 수 있는 것은 조작됩니다. 굿하트가 작동하는 지점이 정확히 거기입니다.
그래서 목표로 설정할 이유가 없습니다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면 수치는 부수적으로 산출됩니다.
실험을 기록하면 기록 건수가 집계되고, 활동을 수행하면 완료 건수가 집계됩니다. 별도로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부수적으로 산출되는 것을 목표로 설정할 이유가 없습니다.
목표로 설정하는 순간, 부수적으로 산출되던 것이 만들어 내야 하는 것이 됩니다. 그리고 만들어 내는 쪽이 수행하는 것보다 쉽습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만들어 냅니다.
관리의 목적으로 돌아가면
관리는 무엇을 위해 하는 것입니까.
최종 목표를 향해 제대로 가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지표는 그것을 알기 위한 수단이었습니다. 직접 보기 어려우니 대신 볼 것을 만든 것입니다.
그런데 수단이 목적이 되면 원래 보려던 것과 멀어집니다. 굿하트가 지적한 것이 정확히 그 지점입니다.
그래서 셋입니다
하나. 최종 성과와 거기에 이르는 중간 성과를 봅니다. 지표가 아니라요.
둘. 별도로 집계하지 말고 수행 이력을 봅니다. 업무 과정에 축적된 것이면 조작할 수 없습니다.
셋. 지표가 필요 없는 조직에는 만들지 않습니다. 없는 것을 억지로 만들면 그것을 채우기 위한 업무가 생깁니다.
관리하지 않기로 정하는 것도 관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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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25년 동안 제약·바이오·화장품·화학·건설·제조 분야에서 R&D 관리 체계를 함께 만들어 왔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조직의 자산으로 옮기는 구조를 함께 설계합니다. 이야기 나눌 자리가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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