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제관리를 ERP에서 하면 안 됩니까
현장의 질문들 - 23
ERP에도 과제 코드가 있습니다. 어느 과제에 얼마를 썼는지가 나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이 나옵니다.
"이미 있는 걸로 하면 안 됩니까."
갈리는 지점은 하나입니다. 계획이 있느냐입니다.
ERP는 일어난 일을 기록합니다. 계약이 되면 계약을, 지급이 되면 지급을 규정대로 남깁니다. 계획을 먼저 세우고 시작하는 구조가 아닙니다.
과제관리는 계획에서 시작합니다. 무엇을 언제까지 어떻게 할지를 먼저 적고, 그것과 실제를 비교해 진도를 봅니다.
계획이 없으면 진도라는 말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ERP는 일어난 것을 규정대로 관리합니다
ERP가 다루는 것은 거래 처리(Transaction)입니다.
계약이 체결되고, 발주가 나가고, 물건이 들어오고, 대금이 지급됩니다. 각각이 일어나는 시점에 정해진 절차대로 기록됩니다.
연구소에서 벌어지는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ERP가 받는 것
- 연구원의 인사 정보와 급여
- 외주 업체와의 계약
- 시약·기기 구매와 입고
- 실제 지출 내역
이건 과제를 수행하면서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정보입니다. 그리고 규정과 회계 기준에 따라 정확하게 관리됩니다. ERP는 이 일을 잘합니다.
다만 계획은 전제하지 않습니다. 자금 계획처럼 앞을 내다보는 기능이 있는 경우는 있지만, 전략이나 이행 활동을 관리하는 것은 ERP의 영역이 아닙니다.
과제관리는 계획에서 시작합니다
R&D 과제관리는 반대편에서 출발합니다.
무엇을 할 것인지를 먼저 정합니다. 어떤 목표로, 어떤 단계를 거쳐, 누가, 언제까지, 얼마의 예산으로.
그리고 그 계획과 실제를 비교합니다. 계획한 시점을 지났는지, 예산 대비 어디까지 왔는지, 무엇이 막혀 있는지.
여기에 하나가 더 붙습니다. R&D는 계획이 바뀌는 것이 정상입니다. 해보고 아니면 방향을 바꿉니다. 그래서 왜 바뀌었는지가 함께 남아야 합니다.
계획, 실적, 그리고 바뀐 이유. 이 셋이 과제관리의 내용입니다.
한 장으로 보는 차이
| ERP | R&D 과제관리 | |
|---|---|---|
| 무엇을 관리 | 거래 — 일어난 일 | 전략과 이행 활동 |
| 계획 | 전제하지 않음 | 계획에서 시작 |
| 기준 | 규정과 회계 기준 | 과제 성격에 따라 다름 |
| 언제 기록 | 발생하면 | 시작하기 전부터 |
두 번째 줄이 전부입니다. ERP에서 과제 코드는 비용을 모으는 단위이고, 과제관리에서 과제는 관리 대상 그 자체입니다.
연구비는 양쪽에 걸쳐 있습니다
가장 헷갈리는 부분입니다. 연구비는 실제로 두 시스템에 나뉘어 있습니다.
| 어디에 | |
|---|---|
| 과제별 예산 | 과제관리 |
| 자금 계획 | ERP에 있을 수 있음 |
| 실제 사용 내역 | ERP |
계획은 한쪽에, 실적은 다른 쪽에 있습니다. 그래서 계획 대비 실적을 보려면 둘이 이어져야 합니다.
코드를 연결해 두어야 합니다
ERP의 지출에는 재무회계 코드가 붙습니다. 과제관리에서 예산을 짤 때는 연구비목 코드를 씁니다.
이 둘이 연결되어 있어야 합니다.
연결이 없으면 ERP에서 나온 실적을 연구비목별로 모을 수 없습니다. 그러면 계획 대비 실적이 나오지 않습니다. 매번 손으로 맞춰 보게 됩니다.
다만 먼저 정할 것이 있습니다
어디까지 과제별로 볼 것인가입니다.
모든 비용을 과제별로 관리하겠다고 하면 일이 크게 늘어납니다. 간접인건비를 어느 과제에 얼마나 붙일지, 공통 경비를 어떤 기준으로 나눌지, 장비 감가상각을 어떻게 배분할지를 정해야 하고, 그 기준을 매달 돌려야 합니다.
저희가 만난 곳 대부분은 직접인건비와 직접경비까지만 과제별로 관리했습니다. 나머지는 정해진 비율로 인정하는 방식입니다.
이 범위라면 비목 연결만 하면 됩니다. 큰 작업이 아닙니다.
그래서 "연구비 관리가 되나"가 아니라 "어디까지 볼 것인가"를 먼저 정하셔야 합니다. 직접비까지와 간접비 배분까지는 일의 크기가 몇 배 차이 납니다.
과제 코드는 한 곳에서 만듭니다
과제 코드는 대개 과제관리에서 만들어 ERP로 보냅니다. 과제가 먼저 생기고 비용은 나중에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ERP에서 관리하는 과제 코드를 받아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한 곳에서 만들어야 합니다. 양쪽에서 따로 만들면 반드시 어긋나고, 어긋나면 집계가 맞지 않습니다.
ERP에 있는 것은 과제관리가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갑니다.
ERP에 있는 것은 과제관리가 아닙니다. 과제를 수행하면서 발생한 재무·회계 정보를 규정대로 관리하는 것입니다. 과제 코드는 그 정보를 모으는 단위일 뿐입니다.
ERP가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ERP는 자기 일을 정확히 합니다. 계약과 지급과 구매를 규정대로 처리하는 것. 거기에 계획과 진도와 판단을 넣으라는 것이 무리입니다.
간접비 배분이나 감가상각도 원래 ERP가 하는 일입니다. 그것을 과제별로 다시 나누는 것이 추가 작업일 뿐입니다.
되고 안 되고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일입니다.
그래서 물어야 할 것은 이것입니다.
"ERP로 되나"가 아니라 "우리가 관리해야 할 것이 무엇인가."
비용 집계만 필요하다면 지금 상태로 충분합니다. 계획과 실적을 비교해야 하고, 왜 그렇게 됐는지가 남아야 한다면, 그건 ERP의 일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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