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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제품이 우수한 것과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다릅니다

이론과 현장 • 경영유행 - 3

검토 회의에서는 제품 설명과 비용만 다룹니다

시스템 도입 검토 회의가 열립니다. 발표 자료가 올라옵니다.
이 제품이 왜 우수한지, 어느 기업이 어떻게 성공했는지, 시연은 어떤지. 비교 대상조차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제품을 놓고 좋다는 설명을 듣습니다.
그리고 남는 논의는 하나입니다. 도입 비용이 얼마인가.
그 자리에 없었던 질문이 있습니다.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가.

결정의 자리에는 판매 측 이야기만 놓입니다

판매 측의 이야기는 경영층까지 잘 전달됩니다. 기사가 실리고, 책이 나오고, 세미나가 열립니다. 전달되도록 설계된 이야기입니다.

반대로, 우리 회사에 그것이 필요한지, 지금 무엇이 문제인지는 아무도 정리해 올려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결정의 자리에는 판매 측 이야기만 놓입니다.

시스템을 도입하면 업무 체계도 고도화된다는 착각

여기에 오래된 믿음이 하나 있습니다. 좋은 시스템을 도입하면 우리 업무 체계도 함께 좋아진다는 것입니다.

근거처럼 보이는 것도 있습니다. 패키지에는 여러 기업을 거치며 다듬어진 완성된 절차가 들어 있으니, 우리 것보다 낫겠거니 합니다.

그런데 두 가지가 빠져 있습니다.

첫째, 패키지의 절차는 최선이 아니라 평균입니다. 여러 기업에 판매하려면 공통분모가 됩니다. 우리가 그 평균보다 나은 영역이 있다면 도입은 고도화가 아니라 하향 평준화입니다.

둘째, 같은 절차라도 조건이 다릅니다. 규모, 업종, 체계의 성숙 단계에 따라 필요한 통제 수준이 다릅니다. 패키지는 대개 가장 정교한 형태로 만들어져 있어, 아직 필요 없는 입력과 승인까지 함께 들어옵니다.

운영에 투입되는 현업의 자원이 도입 비용보다 큽니다

회의에서 논의된 것은 도입 비용이었습니다. 도입 비용도 큽니다. 다만 보이지 않는 비용은 더 큽니다.

시스템이 돌아가려면 현업이 입력하고, 확인하고, 맞추고, 예외를 처리해야 합니다. 그 시간은 어느 장부에도 잡히지 않습니다.

그리고 몇 년에 한 번씩 업그레이드가 옵니다. 화면이 바뀌고 절차가 달라지면 전사가 다시 적응해야 합니다. 교육을 받고, 익숙해질 때까지 속도가 떨어지고, 그 사이의 오류를 수습합니다. 이것도 투입입니다.

해마다 나가는 사용료도 적지 않습니다. 문제는 그것을 당연하게 여긴다는 점입니다. 도입할 때 한 번 결정했으니 그다음은 유지비라고 봅니다. 그런데 몇 년이 지나면 그 합계가 도입 비용을 넘어섭니다.

SAP — 우리 업무의 어디까지가 트랜잭션입니까

회계와 구매처럼 정해진 규칙대로 건별로 수행하는 업무(트랜잭션 업무)는 기업마다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패키지가 자리 잡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실제로 쓰는 것은 그 제품이 가진 기능의 일부입니다. 여러 산업과 규모를 감당하려고 만들어진 제품이라, 우리에게 해당하지 않는 기능이 훨씬 많습니다. 그래도 사용료는 전체에 대해 냅니다.

그리고 우리 방식과 조금이라도 다른 부분은 그대로 비용이 됩니다. 커스터마이징이거나, 추가 개발이거나, 외부 시스템과 인터페이스거나.

인터페이스는 특히 그렇습니다. 패키지 쪽 연동은 그 제품의 방식과 언어로 개발해야 하고, 다룰 수 있는 인력도 제한적입니다. 업무가 바뀔 때마다 다시 손봐야 합니다.

그래서 도입 후에 남는 것은 셋입니다. 패키지와, 그것이 담지 못한 외부 시스템과, 그 사이의 인터페이스.

그리고 한번 올라타면 바꾸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업무가 그 위에 얹혀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업무의 어디까지가 트랜잭션이고 어디부터가 우리 방식인지를 구분하지 않으면, 큰 것을 사고 나머지를 또 만들게 됩니다.

세일즈포스 — 모을 수는 있는데, 우리 영업에 필요한 정보는 무엇입니까

이메일과 통화와 문서에 흩어진 영업 접점을 자동으로 수집하는 기술을 앞세웁니다. 수집은 제품이 합니다.

그 전에 물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우리 영업은 어떤 성격입니까. 소수의 고객사와 오래 거래하는 방식인지, 다수의 건을 빠르게 처리하는 방식인지에 따라 필요한 것이 다릅니다.

그 기능이 우리에게 도움이 됩니까. 흩어진 접점을 모아야 할 만큼 접점이 실제로 흩어져 있는지.

우리가 운영할 수 있습니까. 영업 담당자가 활동을 기록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쌓이지 않습니다. 그 입력을 계속할 수 있는 조건인지.

모은 것을 어느 단계에서 무엇으로 볼지, 어떤 상태를 유효한 기회로 판단할지도 회사가 정해야 합니다. 그 기준이 없으면 자료만 축적됩니다.

팔란티어 — 엮을 수는 있는데, 우리는 무엇을 이어야 합니까

원래 무대는 정부와 정보기관입니다. 흩어진 단서를 연결해야 할 이유가 분명하고, 예산과 권한도 확실하며, 데이터 표준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민간 기업은 사정이 다릅니다. 업무의 상당 부분은 이미 관리되고 있습니다.

거래는 ERP에, 수급과 재고는 SCM에, 제품과 사양은 PLM에, 문서는 문서관리시스템에 들어 있습니다. 각각 규칙과 담당이 정해져 있고 수년간 운영되어 왔습니다.

흩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나뉘어 관리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데이터가 흩어져 있다"는 문제 정의를 그대로 받으면, 이미 관리되는 것 위에 또 한 겹을 얹게 됩니다.

물어야 할 것은 이쪽입니다. 나뉘어 관리되는 것 중 무엇을 이어야 하고, 왜 이어야 합니까.

그 답은 우리만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회사도 엔지니어를 고객사에 파견해 업무를 함께 정리합니다. 제품만으로는 작동하지 않으니, 그 정리 작업이 사실상 제품의 일부입니다.

그러면 질문이 생깁니다. 우리 회사의 업무를 왜 밖에서 온 사람이 정리해 줍니까.

시스템이 업무를 지원해야 하는데, 업무가 시스템에 맞춰집니다

세 제품 모두 같은 지점에서 갈립니다. 기술은 제품이 제공하고, 무엇에 쓸지는 회사가 정해야 합니다.

정리가 없으면 반대로 갑니다. 제품이 우리 업무를 정의합니다.

IT 시스템의 목적은 현업이 일을 더 잘하도록 지원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도입이 끝나면 시스템이 요구하는 대로 일하는 것이 목표가 됩니다. 입력 항목을 채우기 위해 일하고, 승인 단계를 통과하려고 순서를 바꾸고, 시스템이 다루지 못하는 예외는 밖에서 처리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표준 프로세스 적용이라고 부릅니다.

앞 편에서 본 BPR과 같은 구조입니다. 우리 일을 다시 정의하자던 작업이, 패키지 절차에 회사를 맞추는 일이 되었던 그 이야기입니다.

IT 부서가 답할 수 있는 질문만 회의에 올라옵니다

도입을 IT 부서가 주도하는 것은 자연스럽습니다. 제품을 검토하고, 견적을 받고, 구축을 관리할 수 있는 곳이 거기입니다. 다만 우리 회사가 그 업무를 왜 그렇게 하고 있는지, 무엇이 바뀌어야 하는지는 현업의 몫입니다.

그래서 답할 수 있는 질문만 남습니다. 그리고 IT 부서의 책임은 정상 가동까지입니다. 그 뒤에 그 시스템으로 무엇을 얻었는지는 누구의 평가 항목에도 없습니다.

물어야 할 것은 우리 업무가 지금 어떻게 흐르는가입니다

물어야 할 것은 그 제품이 우수한가가 아닙니다.

우리 업무는 지금 어떻게 흐르고 있습니까. 어디서 막히고, 무엇이 반복되고, 어디에 시간이 쓰입니까.

그 흐름은 어느 쪽으로 변하고 있습니까. 규모가 커지는지, 품목이 늘어나는지, 사업 범위가 넓어지는지.

그래서 지금 단계에서는 어디까지 구현하는 것이 좋습니까.

이 마지막 질문에는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나중에 무엇이 필요할지 지금은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규모가 커지고 사업 범위가 넓어지면 관리 체계도 달라집니다. 그리고 그 변화는 정해진 경로를 따라가지 않습니다. 따라갈 표준 모델이 없습니다. 회사마다 다른 방향으로 갑니다.

그래서 완성된 형태를 한 번에 들이는 것이 위험합니다. 지금 필요한 것을 갖추고, 바뀌면 고칠 수 있게 두는 편이 낫습니다.

바꿀 수 있는 상태로 두는 것. 그것이 지금 단계에서 할 수 있는 준비입니다.

그리고 이 판단은 우리만 할 수 있습니다. 파는 쪽은 우리 단계를 모르고, 알아도 거기에 맞춰 팔지는 않습니다.

3부작을 마치며

세 편에 걸쳐 방법론과 제품이 어떻게 들어왔다 나갔는지 봤습니다.

돌아보면 대부분의 논의가 도입하는 방법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어떤 방법론이 좋은지, 어떤 제품이 우수한지, 어떻게 구축할지.

도입 대상인 우리 회사가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는 드물었습니다.

그 제품이 우수한 것과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다릅니다. 앞의 것은 만든 쪽이 증명해 주지만, 뒤의 것은 우리만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지금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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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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