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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의 MOT 104 / 107

가상 설비 위에서 AI는 모니터링하고, 연구·전략 기획자는 판단합니다

AI 시대의 MOT - 12

월요일 오전은 부서별 실적 취합입니다. 오후에는 취합한 내용을 보고 양식에 맞춰 정리합니다.
수요일에는 월간 회의 자료를 작성하고, 금요일에는 다음 주 회의 안건을 정리합니다.
바쁜 한 주였습니다. 그런데 돌아보면 묻게 됩니다. 이번 주에 내린 판단은 무엇이었습니까.

전략·기획 업무는 3개 계층으로 구성됩니다

전략·기획 업무는 3개 계층(Layer)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하부는 가상 설비 계층(Virtual Facilities Layer)입니다.
업무 유형(Work Type), 유형별 역할(Role), 역할별 산출물·판단 기준·정보원·검토 책임, 그리고 역할 간 연계(Relation)가 여기에 정의됩니다. 공장으로 치면 생산 라인과 공정입니다. 라인이 회사의 자산이듯, 이 설비도 법인이 갖추는 자산입니다. 이를 IT로 구현한 것이 디지털 엔터프라이즈입니다.

중간은 AI 에이전트 계층(AI Agent Layer)입니다.
정의된 역할에 배치되어 동향을 수집하고, 전략의 전제에 영향을 주는 신호를 탐지하고, 초안을 작성해 제안합니다. 라인 위의 로봇입니다.

상부는 의사결정 계층(Decision Layer)입니다.
연구·전략 기획자의 자리입니다.

현재는 기획자 한 사람이 3개 계층을 모두 수행합니다

첫머리의 한 주가 왜 그렇게 흘러가는지 이 구조로 보입니다.

대부분의 기업에는 하부 계층이 없습니다. 어떤 정보가 어디로 연계되어야 하는지 설비에 정의되어 있지 않고, 담당자의 경험과 기억에 의존합니다. 중간 계층도 비어 있습니다. 수집과 정리를 맡을 주체가 없습니다.

그래서 기획자가 3개 계층의 업무를 혼자 수행합니다. 취합하고, 정리하고, 변경 사항을 추적하고, 후속 조치를 챙깁니다. 그 결과 상부 계층 본연의 업무인 의사결정에 투입할 시간이 부족해집니다.

역량의 문제가 아닙니다. 설비 없이 라인을 가동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줄어드는 업무는 본래 있어야 할 계층으로 이관됩니다

가상 설비가 구축되고 AI가 중간 계층을 맡으면, 기획자가 수행하던 업무 상당 부분이 줄어듭니다. 실적 취합, 자료 정리, 보고서 전환 작업, 변경 사항 추적 같은 것들입니다.

불안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취합과 정리는 기획 본연의 업무가 아니었습니다. 기획을 하기 위해 치러야 했던 비용이었습니다.

이 업무들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본래 있어야 할 계층으로 이관되는 것입니다. 기획자가 역할을 빼앗기는 것이 아니라, 대신 떠안고 있던 부담을 내려놓는 것입니다.

의사결정 계층에 남는 업무

그러면 상부 계층에는 무엇이 남습니까.

판단 기준 수립우리 회사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어떤 신호는 무시해도 되는지를 정합니다
전제 확정AI가 도출한 전략의 전제(Assumption)를 검토해, 회사의 공식 전제로 승인할지 결정합니다
의사결정전제가 흔들렸는지, 전략을 수정할지를 판단합니다
기각 사유 기록무엇을 검토했고 왜 채택하지 않았는지를 남깁니다

그리고 하나가 더 있습니다. 형식지로 옮길 수 없는 암묵지입니다.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감각, 수치로 설명되지 않는 판단. 형식화할 수 있는 것은 AI에 맡기고, 형식화할 수 없는 것은 사람에게 남습니다.

이 업무들은 새로 생긴 것이 아닙니다. 본래 기획의 핵심 업무였는데, 하부 계층의 업무에 밀려 있었을 뿐입니다.

기획자는 하부 계층에도 관여합니다

의사결정 계층은 위에서 지시만 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가상 설비를 정의하고 개선하는 것도 기획자입니다. 어떤 역할이 필요한지, 역할별 판단 기준과 정보원을 무엇으로 할지 정합니다. 설비를 설계하는 일입니다.

AI 에이전트의 산출물을 확정하는 것도 기획자입니다. AI의 제안은 사람이 검토하고 승인해야 회사의 것이 됩니다. 흔히 말하는 Human-in-the-Loop입니다.

설비를 설계하고, AI의 산출물을 책임지고, 그 위에서 의사결정하는 자리. 이것이 의사결정 계층입니다.

책임의 성격이 바뀝니다

현재 기획자의 부담은 업무량 때문만은 아닙니다. 통제할 수 없는 변수까지 결과로 책임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유관 부서의 자료가 늦어도, 시장이 예상과 달라도, 결국 최종 결과 하나로 평가받습니다.

3개 계층이 갖춰지면 달라집니다. 결과는 여러 역할의 산출물이 모여 만들어진 것입니다. 각 역할은 자기 산출물의 품질을 책임지고, 의사결정자는 판단을 책임집니다.

평가 기준도 바뀝니다. "결과가 나왔는가"에서 "무엇을 근거로 판단했는가"로. 통제할 수 없는 변수까지 떠안던 부담이 줄어듭니다.

경력이 역할 이력으로 축적됩니다

현재 기획자의 이력에 남는 것은 대개 참여 과제 목록입니다. 어떤 역할을 어느 수준으로 수행했는지는 남지 않습니다.

역할이 정의되어 있으면 다릅니다. 어떤 전략에서 어떤 역할을 맡았고, 어떤 판단 기준을 수립했고, 어떤 의사결정을 내렸는지가 역할 이력(Role History)으로 축적됩니다.

어느 과제에 참여했는가가 아니라, 어떤 역할을 어떤 수준으로 수행해 왔는가가 남습니다. 전문성이 가시화되는 것입니다.

업무 방식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역할과 판단 기준이 설비에 정의되어 있고 현황이 실시간으로 공유되면, 보고를 위한 회의 대신 의사결정이 필요할 때 모이면 됩니다. 근무 시간과 장소도 보다 유연해질 수 있습니다. 목표가 아니라, 역할이 명확해지면 따라오는 결과입니다.

시리즈를 마치며

12편에 걸쳐 한 가지를 이야기했습니다. 기술경영은 지금까지 사람이 수행하는 방법론으로 존재했고, 그래서 담당자가 바뀌면 멈추고 결과는 문서로만 남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점검해 볼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지난 전략의 결과를 하나 놓고 물어보십시오. 그 결과가 어떤 전제 위에서, 어떤 역할이 무엇을 산출하고, 누가 어떻게 판단해서 도출되었는지, 시스템에서 추적할 수 있습니까.

사람에게 물어야만 알 수 있다면, 그 사람이 없으면 알 수 없다면, 관리 체계는 아직 갖춰진 것이 아닙니다.

법인과 구성원과 AI 에이전트가 협업(Co-work)하려면 선행 작업이 필수입니다. 업무를 유형별로 구분하고, 역할을 정의하고, 역할별로 책임을 나누고, 그 연계를 디지털 엔터프라이즈라는 가상 설비로 구축하는 일입니다.

그 위에서 각 주체가 얻는 것이 있습니다. 법인은 구성원이 바뀌어도 유지되는 체계를 확보합니다. AI는 설비 위에서 작동하므로 성과를 냅니다. 기획자는 통제할 수 없는 변수까지 떠안던 부담에서 벗어나, 의사결정이라는 본연의 역할로 돌아갑니다.

이 체계가 있어야 AI 시대에 사람이 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법인은 설비를 갖추고, AI는 그 위에서 작동하고, 기획자는 판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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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의 MOT] 시리즈를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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